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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6-26 17:12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글쓴이 : 홍종철 (98.♡.67.156)
조회 : 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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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나는 광주 산곡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 모윤숙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내 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보다도 내 핏 속엔 더 강한 대한의 혼이 소리쳐
나는 달리었노라. 산과 골짜기, 무덤 위와 가시 숲을

이 순신같이, 나폴레옹같이, 시이저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밤낮으로
앞으로 앞으로 진격! 진격!
원수를 밀어 가며 싸웠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원수의 하늘까지
밀어서 밀어서 폭풍우같이 모스크바 크레믈린탑까지
밀어 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우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지어 넘어진 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롬을 위안
해 주지 않는가?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에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나르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지었노니
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밤 이슬 내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 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날으는 봄나라 새여
혹시 네가 날으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 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 일러다고.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 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러싼 군사가 다아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너만은
이 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이 땅에서 죽어야 산다.
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다시 오지 않으리라.
보라! 폭풍이 온다. 대한민국이여!

이리와 사자 떼가 강과 산을 넘는다.
내 사랑하는 형과 아우는 서백리아 먼 길에
유랑을 떠난다.
운명이라 이 슬픔을 모른체 하려는가?
아니다. 운명이 아니다. 아니 운명이라도 좋다.
우리는 운명보다는 강하다. 강하다.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
그 억센 팔 다리. 그 붉은 단군의 피와 혼,
싸울 곳에 주저말고 죽을 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 일으켜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노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즐거이 아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 땅에 한 줌 흙이 되기 소원이노라.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다음은 어느 육이오 미군 참전용사의 글입니다>
 
한국: 잊혀진 전쟁

Fred M. Lane, Jr
(전 미 육군 보병 7사단 31연대 3대대 1중대 근무자)


우리는 다만 조금만을 구하며, 그 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디 잊지 말아주십시오.
한국을, 그리고 잊혀진 전쟁을!
우리가 알지도 못했던 곳,
장진호 전투에서 사라져간 전사들을,
그 날 11월 27일,
우리가 싸웠던 장진호에서 내 결코 잊지 못하리니,
그리도 많은 이들이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허무할 뿐.

더러는 곧 숨을 거두었지만,
많은 이들도 고통 속에 숨져가야 했습니다.
서른네 대의 트럭에 실린 부상자와 죽어가는 이들.

오! 주님, 그러나 부끄럽게도 나는 보았나이다.
그들 위에 기름이 부어지고 이어서 불타오르는 모습을,
내가 하늘나라에 간다면,
그리고 내 기필코 그러기를 바라노니,
나는 그들 장진호의 전사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내 이야기는 이제 끝났으나 다시 한 번 간절히 빕니다.
부디 잊지 말아주십시오, 한국과 그 잊혀진 전쟁을!

우리를 둘러싼 이 땅의 산들은 폭탄과 네이팜에 불타고 헐벗었지만
또한 저주받은 추위 속에 얼어붙기를 여러 차례,
그 때 그 곳에 있었기에 나는 말할 수 있습니다.

내 이름은 프레드(Fred)요, 동생은 제임스(James),
우리 함께 그 참담과 고통 속에 살아남았지만,
44년이 흘러간 오늘에 들리는 소식은,
한국에 아직도 남이 있고, 또 북(北)이 있다 합니다.

이제 참으로 내 이야기는 끝났고,
다시 더는 말하지 않으렵니다.
그러나 내가 제임스와 한국을 떠날 때
우리는 진정 싸워 이겼던 것입니다.